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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TER KEATON

포토로그





2009 읽은 책과 읽고 있는 책 독서


 

 

 

문학

 

 

장영희<생일>

장영희<축복>

세익스피어 <금빛 사랑의 연가>

박경리<버리고 갈 것만 남아 후련하다>

피츠제럴드<루바이야트>

셰익스피어<맥베스>

셰익스피어<리어왕>

셰익스피어<햄릿>

셰익스피어<오셀로>

셰익스피어<십이야>

셰익스피어<말괄량이 길들이기>

셰익스피어<타이어의 공작 페리클리스>

셰익스피어<겨울 이야기>

셰익스피어<폭풍>

체스터튼<결백>

주노 디아스<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에드거 앨런 포우 <포우 단편선>

가르시아 마르케스<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안톤 체홉<약혼녀>

장영희<문학의 숲을 거닐다>(재독)

루이스 캐럴<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코맥 매카시<핏빛 자오선>

해럴드 블룸<교양인의 책읽기>

이반 투르게르츠<첫사랑>

안톤 체홉<단편선>

윌리엄 포크너<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투르게네프<사냥일기>

도리스 레싱<다섯 째 아이>

장영희<내 생애 단 한번>

노발리스 <푸른 꽃>

신동흔<세계민담전집, 한국>

생 택 쥐베리 <어린왕자>

해럴드 블룸 <지혜를 어디서 찾을 것인가>

마크 트웨인 <톰소여의 모험>

<이솝우화 전집>

헤럴드 블룸<세계문학의 천재들>

체스터튼 <지혜>

크리스토프 바티유 <다다를 수 없는 나라>

이청준 <눈길>

테드 창 <당신 인생의 이야기>

움베르토 에코 <문학강의>

김훈 <내가 읽은 책과 세상>

장 그르니에 <섬>

조지 오웰 <동물농장>

코맥 매카시 <국경을 넘어서>

코맥 매카시 <평원의 도시들>

코맥 매카시 <그곳엔 천국이 있을까1>(3독)

코맥 매카시 <그곳엔 천국이 있을까2>(3독)

투르네게프 <산문시>

김훈 <바다의 기별>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애니프루 <브로크백 마운틴>(3독)

박경리 <문학을 사랑하는 젊은이에게>

톨스토이 <크로이체르 소나타>

보르헤스 <보르헤스, 문학을 말하다.>

코맥 매카시 <로드>(재독)

김훈 <공무도하>

월트 휘트먼 <풀잎>

이정하 외 <당신이 그리운 건 내게서 조금 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단테 <신곡-지옥편>

톨스토이 <하지무라드>

푸쉬킨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장영희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셰익스피어 <햄릿> (민음사)

셰익스피어 <햄릿> (꿈과 희망)

 

철학

 

 

이진경 <철학과 굴뚝청소부> (4독)

이정우<주체>(재독)

신지영<들뢰즈로 말할 수 있는 7가지 문제들>

이정우<세상의 모든 얼굴>

이정우<삶, 죽음, 운명>

알랭 바디유<사도 바울>

우노 구니이치<들뢰즈, 유동의 철학>

이정우<시간의 지도리에 서서>

이정우<인간의 얼굴>

이정우<천 하나의 고원>

horrocks<푸코>

진실의 시뮬라크르

보르리야르의 문화읽기

이정우<기술과 운명>

 

경제

 

 

<장하준, 쾌도난마 한국경제>

<장하준, 한국경제 길을 말하다>

우석훈<괴물의 탄생>

<세속의 철학자들>

스티븐 레빗<괴짜 경제학>

노택선<전쟁, 산업혁명 그리고 경제성장>

<거침없이 빠져드는 역사이야기(경제편)>

정운영 <심장은 왼쪽에 있음을 기억하라>

쑹훙빙 <화폐전쟁>

폴 크루그먼 <미래를 말한다.>

 

과학

 

스티븐 핑거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메이 R. 베렌바움 <벌들의 화두>

로랜 아이슬린 <광대한 여행>

스티븐 제이 굴드<생명, 그 경이로움>

브라이언 그린<우주의 구조>

미다스 테커스 <시간의 이빨>

<산책로에서 만난 즐거운 생물학>

<인체의 신비>

최재천<개미제국의 발견>

최무영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

조너던 와이너<핀치의 부리>

에드웨드 웰슨<인간의 본성>

최재천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장대익 <다윈의 식탁>

리처드 도킨스 <악마의 사도>

닉 레인 <미토콘드리아>

장회익, 최종덕<이분법을 넘어서>

브라이언 그린 <앨러건트 유니버스>

 

인문 사회 예술

 

최장집<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프리드먼 <코드 그린>

요로 다케시 <바보의 벽>

맥콤 <아웃라이어>

진중권<현대미학강의>

<가치는 어디로 가는가>

sardar<문화연구>

horrocks<기호학>

<디지털 미디어와 예술의 확장>

롤랑 바르트 <문학은 어디로 가는가>

곰브리치 <이미지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것>

데이빗 리프 <어머니의 죽음>

로버트 브레송<시네마토그래프에 대한 단상>

알베르토 망구엘<독서의 역사>

정찬용<영어 공부 절대로 하지마라.>

수잔 손택<사진에 관하여>(4독)

수잔 손택<타인의 고통>(3독)

기 사예르<잊혀진 병사>

시튼<쫓기는 동물의 생애>

강준만<한국 현대사 산책>

김규항<예수전>

채지충<공자>

채지충<장자>

김혜자<꽃으로도 때리지말라>

한국무속인 열전1 <나비소녀의 숙명>

한국무속인 열전2 <한과 사랑의 마술사>

<좋은말 사전>

탁석산 <한국의 정체성>

피터 싱어 <죽음의 밥상>

도정일, 최재천 <대담>

신영복 <강의>

박성환 <셰익스피어의 위대한 문장들>

에릭 홉스봄 <폭력의 시대>

강유원 <강유원의 고전강의, 공산당 선언>

데이비드 보일 <세계를 뒤흔든 공산당 선언>

 

글쓰기

 

장하늘<글 고치기 전략>

앤서니 웨스턴<논증의 기술>

안수찬<기자, 그 매력적인 이름을 갖다>

양철훈 등 <방송뉴스 쓰기>

최인호 <기사문장론>

권오운 <작가들이 결딴 낸 우리말>

밀란 쿤데라<소설의 기술>

안정효<글쓰기 만보>

이태준<문장 강화>

강준만<글쓰기의 즐거움>

스티븐 킹<유혹하는 글쓰기>

움베르토 에코<글쓰기의 유혹>

이외수<글쓰기의 공중부양>

김훈 외<글쓰기의 최소원칙>

<기획서 제안서 작성법>

이건창 <조선의 마지막 문장>

고종석 <국어의 풍경들>

고종석 <말들의 풍경>

이오덕 <우리글 바로 쓰기 2권>

이오덕 <우리글 바로 쓰기 3권>

 

 

위대한 정신

 

트뤼포<히치콕과의 대화>

니코스 카잔차키스<영혼의 자서전>

김산 <아이랑>

에커만 <괴테와의 대화>

몽테뉴 <인생 에세이>

다윈 <나의 삶은 서서히 진화해왔다.>

마크 트웨인<마크 트웨인 자서전>

리영희<대담>

하몬 스미스 <소로우와 에머슨의 대화>

찰리 채플린 <나의 자서전>

톨스토이 <인생이란 무엇인가>

시튼<야생의 순례자>

아우구스티누스 <명상록>

공자 <논어>

홍자성<채근담>

데이비드 린치<빨간방>

밀란 쿤데라 <지혜>

괴테, 이은희 편역 <내 인생을 바꿔준 괴테의 말 한마디>

에릭 호퍼 <에릭 호퍼, 길 위의 철학자>

윌트 휘트먼 <나 자신의 노래>

랄프 왈도 에머슨 <세상의 중심에 너 홀로 서라>

랄프 왈도 에머슨 <자신감>

 

세계 단편 문학

 

너다니엘 호손 <큰 바위 얼굴>

릴케 <바위에 귀 기울이는 사람>

안데르센 <종소리>

미셸 투르니에 <영원한 기쁨>

리하르트 레안더 <신기한 오르간>

오헨리 <경탄과 찬송가>

오헨리 <마지막 잎새>

셔우드 앤더슨 <하지 않은 거짓말>

알퐁스 도데 <코르니유 영감의 비밀>

안데르센<빵을 밟고 간 소녀>

오스카 와일드 <저만 알던 거인>

셀마 라게들뢰프 <크리스마스 장미의 전설>

톨스토이 <세 은자>

아나톨 프랑스 <성모의 곡예사>

펠릭스 팀어만스 <성탄의 세 폭 그림>

허먼 멜빌 <깽깽이 켜는 사람>

몽고메리 <어떤 실패자>

제임스 조이스 <진흙>

마르케스 <눈 속의 흘린 피의 흔적>

오헨리 <되찾은 개심>

빅토르 위고 <가난한 사람들>

입센 <인형의 집>

치누아 아체베 <전쟁터의 소녀들>

하우프트만 <철로지기 틸>

헉슬리 <토요일>

생땍쥐베리 <야긴비행>

토마스 하디 <아내>

발자크 <미지의 걸작>

릴케 <보후쉬왕>

루이저린제 <어두운 이야기>

루쉰 <아Q정전>

나쓰메 소세키 <몽십야>

까뮈 <손님>

고리키 <2인조 도둑>

세르반 테스<질투심 많은 늙은이>

세르반테스<집시여인>

세르반 테스<피의 힘>

세르반 테스<유리석사>

세르반 테스<영국에서 돌아온 여인>

세르반 테스<고상한 하녀>

세르반 테스<사기 결혼>

세르반 테스<개들이 본 세상>

세르반 테스<세비야의 건달들>

세익스피어 <베니스의 상인>

윌리엄 포크너 <에밀리에게 장미를>

보르헤스 <죽음과 나침반>

헤밍웨이 <킬리만자로의 눈>

스티븐슨 <마크하임>

안톤체홉 <귀여운 여인>

알퐁스 도데 <별>

알퐁스 도데 <아를의 여인>

마크 트웨인 <거짓말에 대하여>

타고르 <환상>

토마스만<키 작은 프리데만씨>

피츠제럴드 <다시 찾은 바빌론>

하인리히뵐 <방랑자여>

푸쉬킨 <스페이드 여왕>

톨스토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나다니엘 호손 <젊은 굿맨>

후앙 <제3의 강둑>

카프카<판결>

도스토예프스키 <지하로부터의 수기>

앙드레 지드 <돌아온 탕자>

파울 폰 하이제 <카프리 섬의 결혼식>

셀마 라겔뢰프 <죄인들>

H. 시엔키에비치 <등대지기>

카를 겔레루프 <카마니타와 비시티>

크누트 함순 <그란 중의의 죽음>

아나톨 프랑스 <푸른 수염의 일곱 아내>

부아디스아프 레이먼트 <죽음>

그라치아 델레다 <운명의 구두>

길버트 키스 체스터톤 <기묘한 이야기>

루디야드 키플링 <코뿔소 가죽>

라프카디오 헌 <거울>

에밀 졸라 <보완물>

존 러스킨 <황금 강의 왕>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병 속의 도깨비>

오스카 와일드 <유려한 로켓 불꽃>

마크 트웨인 <테네시 주의 저널리즘>

루디야드 키플링 <리키-티키-타비>

캐서린 싱클레어 <데이비드 삼촌의 터무니없는 이야기>

그림 형제 <거위 치는 소녀>

앨저넌 찰스 스윈번 <피오리몬드 공주의 목걸이>

스티븐 크레인 <신부, 옐로우 스카이에 오다>

루이스 캐럴 <험프티 덤프티>

루이스 캐럴 <가짜 거북이 이야기>

아서 코난 도일 <소어 다리 사건>

라프카디오 헌 <봄의 연인과 가을의 연인>

나사니엘 호손 <페더탑: 교훈적인 이야기>

토머스 하디 <세 이방인>

레오 톨스토이 <사람에게는 어느 정도의 땅이 필요할까?>

아라비안나이트 <페르시아 사람 알리의 이야기>

사키 <찬가>

나사니엘 호손 <웨이크필드>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빨간 구두>

찰스 디킨스 <신호원>

기 드 모파상 <오를라>

에드거 앨런 포 <윌리엄 윌슨>

이디스 워튼 <만령제>

H. G. 웰스 <데이비슨의 눈과 관련된 놀라운 사건>

오 헨리 <마녀의 빵>

이반 투르게네프 <승리한 사랑의 노래>

에디스 네스빗 <어둠 속에서>

허먼 멜빌 <종탑>

알렉산드르 푸쉬킨 <스페이드 퀸>

니콜라이 고골 <코>

토마스 만 <행복을 향한 의지>

싱클레어 루이스 <버들 영감, 액셀브러드>

존 골즈워디 <최상품>

루이지 피란델로 <귀신의 집>

펄 벅 <약혼>

J.V. 옌센 <앤과 암소>

앙드레 지드 <전원교향곡>

알베르 까뮈 <어떤 손님>

장 폴 사르트르 <벽>

맨스필드 <가든 파티>

모파상 <비계 덩어리>

서머셋 몸 <어머니>

슈니츨러 <구스톨 소위>

싱클레어 루이스 <버드나무 길>

워싱턴 어빙 <립 밴 윙클>

헤르만 헤세 <데미안>

윌리엄 서로연 <로맨스>

존 업다이크 <메이플 부부의 결혼과 이혼>

게일 고드윈 <사랑의 예방주사>

프랭크 스탁툰 <미녀일까 호랑이일까>

모린 데일리 <내 나이 열여섯>

오 헨리 <가구 딸린 방>

스티븐 빈센트 베네 <조니 파이와 바보귀신>

토마스 만 <토니오 크뢰거>

프랭크 오코너 <나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제임스 조이스 <애러비>

헤르만 헤세 <시인>

에이빈트 욘손 <보트 속의 남자>

귀스타브 플로베르 <순직한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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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에 관하여

 

긴 인용과 짧은 생각

 

 

공자는 ‘논어’에서 이렇게 말했지요.

 

앞으로 내 말을 제아무리 공부하더라도 그것이 지식이 되어 아는 체를 하기에는 어떨지 모르겠으나, 네가 그것을 새겨 익히고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무짝에도 필요치 않느니라.


<채근담>에는, 학식만 있고 마음이 혼탁한 사람들을 향한 뼈아픈 꾸지람이 있습니다.

 

마음을 깨끗이 한 다음에 비로소 책을 읽고 옛것을 배워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한 가지 착한 행실을 보아도 이것을 훔쳐 자기 욕심을 채우는 데 이용할 것이고, 한 마디 좋은 말을 들어도 이것을 빌어 자기의 잘못을 덮는 데 이용하게 될 것이다.

 

악마도 자기 논리를 펼치기 위해 성경 구절을 인용할 줄 안다.  셰익스피어의 말이지요.

 

도스또예프스끼는 인간 내면으로의 외골수 천착을 경계했습니다.


물론 불협화음이란 가공할 만한 것이며, 사회가 우리 안에 조성하는 불균형도 소름끼치는 것이다. 외부적인 일들과 내부적인 일들은 평형 상태에 있어야 한다. 외부적인 경험들이 모자라면 내면적인 삶의 체험들이 우위를 점하게 되기 때문인데 이것은 가장 위험한 것이다. 신경과민과 환상이 인간의 의식 안에 너무나 많은 공간을 차지하게 된다. 모든 외부의 돌발 사건들은, 습관의 결여 때문에 거대해 보이며 어쨌든 놀라게 된다. 우리는 삶을 두려워하기 시작한다.


몽테뉴는 길 잃은 지식인에 대해 깊이 이해했지요.


나는 농부들을 사랑한다. 그들은 잘못된 판단을 내릴 만큼 많이 배우지 않았으므로.


존경해 마지않는 콩코드의 현인 에머슨, 그의 예지는 언제나 빛납니다.


연약한 청년들은 도서관에서 성장한다. 그리하여 키케로가, 로크가, 베이컨이 준 견해를 받아들이는 것을 자기의 의무라고 믿는다. 한편, 키케로, 로크, 베이컨이 이런 책을 썼을 때엔 역시 도서관에 있던 청년에 불과했던 것은 잊고 있다.


장자는 혜자를 통해 우리에게 지식의 한계를 일갈하지요.


혜자는 이성적으로 증거를 구하고 추론했는데, 그가 자신의 지식을 추론과 증거를 구하는 데 응용했을 때는 이미 자신도 깨닫지 못하는 순간에 더 많은 것을 빠뜨리고 말았다.

 

이솝의 개들로부터 똑같은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개들은 바다 위에 무엇인지 시체가 떠 있는 것을 발견했으나 접근할 수가 없자,  바다를 들이켜 길목을 만들려 하다가 질식해 죽는다. 이것은 크라테스라는 자가 헤라클레이토스의 문장을, 이 학문의 깊이와 무게 속에 빠져서 질식하지 않으려면 독자가 “헤엄 잘 치는 선수라야 한다.”고 한 말과 일치한다.

 

빅토르 위고는 우리의 어깨를 토닥거리며 충고합니다.

 

여보게, 내 형제여, 자네가 진실을 알고 있으면 좋으련만! 우린 둘 다 흐릿한 벽으로 사방이 막힌 감옥에 갇혀 있다네. 감옥은 단단하고, 문은 육중하지. 자네가 열쇠 구멍으로 내다본 저 너머의 세상, 그것을 지식이라고 부르지, 하지만 정작 자네 수중엔 없다지? 그 운명의 자물쇠를 풀 열쇠가.

 

보르헤스의 <달> 역시, 우리에게 깊은 깨달음을 줍니다.

 

역사에 등장하네

실제, 상상, 의혹의 일들이 무수히 교차했던 옛날옛적,

한 권의 책에 우주를 담으려는

터무니없는 계획을 품은 이가.

 

거칠 것 없는 기세로

고귀하고 난해한 원고를 곧추세웠지.

그리고 마지막 행을 다듬어 낭송했네.

 

운 좋게도 뜻을 이룰 뻔했지.

그런데 눈을 들자마자

허공에서 빛을 발하는 원을 보고 얼이 빠졌네.

달을 잊었던 거지.

 

설령 허구일지라도,

이 이야기는 우리네 삶을 언어로 바꾸는

일을 하는 이들에게는

저주를 연상시키네.

 

본질은 언제나 상실되는 것.

영감을 지배하는 절대적 법칙이지.

(....)

 

톨스토이는 묻습니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허락하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인간 스스로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아는 '지혜'였습니다.

 

주여. 언제까지나 겸손하도록 이끌어 주소서. 

 

 

 

 

 





잠수 단상

 

 



1.

 영국의 평론가 John Ruskin은 자신의 일이 있을 때는 마치 죽은 사람처럼 행동했습니다. 다음과 같은 글귀를 미리 인쇄해 놓고 그에게 편지가 오면 이 인쇄문을 회답으로 보내곤 했습니다.

 러스킨은 현재 매우 중요한 일에 착수하고 있사오니

방문이나 서신에 관해서는 이제부터 두 달 동안은 소생이

이 세상에 없는 것으로 인정해주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지금 '매우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지 확신이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는 러스킨이 아니기도 합니다. 멍청한 당나귀가 귀여운 강아지 흉내를 내려고 주인의 손을 핥다가 죽도록 얻어터졌다는 이솝우화의 지혜를 제가 어찌 잊겠습니다. 깜냥도 안 되는 제가 저런 식의 선포를 한다면 그것은 바로, 허영 주머니에서 흘러나온 '건방짐'일 테지요.

2.

 그래서 누구에게는 '공부 좀 하려고' 라며 얼버무리거나 어떤 이에게는 '수도승처럼 공부 할거야' 라며 거창하게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림잡아 다섯 명은 될겁니다. 그것으로 충분하리라고 생각했습니다. 번개보다 빠른 게 있다면, 물론 '복수'가 정답이겠지만 '소문' 역시 만만치 않으니까요. '말'이 빛보다 빠르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진실입니다.

 저는 몹시 두려웠습니다. 이 오래된 계획이 제 안의 또 다른 악의나 오만함과 결합하는 것이 겁이 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 입을 떠난 '말'들이 누군가의 정신과 부딪치며 생기는 곡해도 싫었습니다. '열정'이나 '공부'라는 말은 자칫 그 본래의 뜻과 달리 듣는 이에게는 화려하고 거창하게 비춰지기 십상입니다. 

저는 배우고 있습니다. 

 제 능력으로는 이 문장보다 더 단백하고 겸손한 표현을 찾을 수 없습니다. 만약 이 말에서 조차 나쁜 욕망을 발견한다면 그것은 제 지혜와 덕성이 부족한 탓입니다. 여러분 중 이보다 좋은 표현이 떠오르신다면, 그 것이 바로 제가 하고 싶은 말입니다.   

3.

 제가 오랜 침묵을 깨고 공연스레 변명을 하는 이유는 괴로움 때문입니다. 인연의 힘을 너무 쉽게 생각한 탓에 끊이지 않은 연락들이 저를 괴롭혔습니다. 명쾌하게 하지 않은 저의 잘못입니다. 오늘 또 저를 소환하는 몇몇의  연락들을 확인했을 때, 이 글을 쓰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이 글을 통해 서로 간, 멀어진 이해의 폭이 가까워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현명하고 사려 깊은 저의 모든 인연이 이 조악한 글에서 제 마음을 일별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이런 상상을 해봅니다. 우리 모두가 넒은 광장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풍선 불기 놀이를 하는 겁니다. 서로에게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피해를 주지 않고 오직 즐거움과 기쁨으로 가득한 오후를 상상하고 있자면 저절로 행복해집니다.

 하지만 세상은 야속합니다. 말도 못할 고통이 가득하고 타인에 대한 적개심으로 서로를 으르렁 거립니다.  결국, 의도야 어떻든 누군가를 해치고 맙니다. 어떤 식으로든 말입니다.   

 그래서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이 몇 마디는 제가 저지른 어리석음과 잘못에 대한 반성이자 의무이며 책임입니다. 이 글 속에서 저의 이기심이나 자만심은 조금도 넣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 하고 있습니다. 맹세컨대 제 노력에 조금의 거짓이 있다면 손목을 자르겠습니다.

4.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야말로 진실로 힘이 필요합니다. 

 이 곳은 생각보다 훨씬 어둡고 축축합니다. 그러니 제가 얼마나 외로운 처지 놓여있는지 말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아실겁니다. 제 입으로 말씀드리기 민망하지만, 저야말로 독려와 위로에 목말라 있습니다. 

제게 용기를 주세요. 

 당신이 만약에 하나님이 필요할 만큼 고통을 겪어 본 사람이라면, 그래서 살아간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저한테 이런 말씀을 해주세요.

"불행을 깨울까 조심이 걷되, 그것이 찾아 온다면 성숙한 자세로 받아들이렴. "

 당신이 만약에 지혜와 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말씀을 해주세요.

"거미는 아무도 없는 밤 동안, 한올한올 실을 뽑을 뿐이지만,

 아침이면 황금빛 이슬방울이 맺힌 훌륭한 집을 짓게 된단다. "

 당신이 만약에 필부필부라면, 이런 말씀을 해주세요. 평범함 속의 위대한 진리의 말을.

"힘내!"

 당신이 만약에 지나치게 영리해서 삶의 비밀을 알고 있거나 세상을 향해 분노와 조롱으로 꾸짖는 사람이라면, 저의 이 글 속에 나쁜 점을 찾아냈으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부탁드립니다. 오늘 만큼은 제게 이 말씀만 해주세요.

"파이팅!"

 당신이 만약에 젊은의 패기로 가득해, 이러한 글 속에서 고루함을 발견해 내고 교장 선생님의 설교쯤으로 치부하고 조롱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오늘만큼은 참아주세요.

 당신이 만약에 저와의 악연에 의해 저를 증오하거나 보기 껄끄러워 사람이라면, 혹은 알 수 없는 질투심이나 적개심으로 서로에게 칼날을 휘둘렀던 경험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제가 용기를 바라는 것이 염치가 없는 짓일 겁니다. 그렇다면.

 한 순간이라도 저를 용서해주세요. 

 당신이 만약에 인연의 깊이나 민망함 등 여러 이유로 인해 제게 공개적으로 어떠한 언급도 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마음 속으로 저를 위해 주세요.

5.

 세속적이 비유가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언제가 키높이 깔창의 위력에 감탄한 적이 있었습니다. 도대체 손바닥만한 실리콘 덩어리가 뭐라고 남자들에게 자심감과 당당함을 심어 줄까?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하물며, 물질조차 사람의 마음을 그렇게 큰폭으로 움직일 수 있는데, 당신의 따듯한 말 한 마디의 위력은 얼마나 커다랗고 신비로울까요?

PS.

 위의 그림은 오치균 화백의 [시험공부]라는 작품입니다. 부디 저를 생각하신다면 저 그림을 흘겨 보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여러분에게는 아무 의미 없는 그림일지 모릅니다. 누군가는 분명 이 그림이 화려한 광고 이미지나 필통에 그려는 예쁜 디자인, 심지어 화장실에 걸려 있는 장식품보다 특별하지 않다고 느낄 겁니다. 

 하지만 저한테는, 지금 이 순간, 이 작품보다 위안이 되는 경험은 없습니다. 저는 그 어떤 말들보다도 이 그림과 의미의 차원에서 뒤엉켜 있습니다. 제가 통과해 온 삶이 저 그림과 만났고 불꽃이 튀고 있습니다. 제 안의 모든 의지와 위로가 저 그림 속에서 거울처럼 저를 비추고 있습니다. 저 그림을 유심히 봐주기를 바랍니다. 미술 작품의 위대함과 아름다움이 과연 어디에 있느냐? 라는 중요한 질문에 대한 대답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과 저의 만남을 제가 그러하듯, 여러분도 결코 가벼이 여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 그림을 보고 저를 조금이라도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시작 잡담




폭풍

 


1.

 

나님
운명 앞에 제가 서 있습니다.

아니요.
서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조차
운명의 급류에 휩쓸려
어디론가 가고 있습니다.

신이시여
저를 어디로 데려가시나요?

침묵과 매서운 빗발만이
영혼을 들쑤십니다.

이게 당신의 대답인가요?

2 .

폭풍이 몰아칩니다.

줄번개는 내리꽂고
달빛마저 씹어삼킨 먹구름이 

제 몸을 찢어 울부짖습니다.

출렁대는 짙푸른 파도 너머
희미한 불빛이 춤추며 저를 부릅니다.

신이시여,
저는 어찌해야 하나요?

달곰한 별빛일 수 있으나
인육파티 중인 해적선이 아니란 법도 없습니다.

해는 내쫓겼고
달빛조차 꺼졌습니다.


3.


격랑과 맞서며
비탄 깊이 빠집니다 

제 삶을 쥐락펴락하는 
당신에게 저주를 퍼부으며

훗날 외나무 천국에서 뵌다면
목을 좌로 비틀까 우로 비틀까
고민하는 두 손을 바라보니

어느새
그러잡혀 있는
방향키

바들바들 떨리는 어깨 위
외눈깔 앵무새는
뀌억뀌억 울며
내 명령만 기다릴 뿐.

하늘로 빳빳이 든 고개를 내려
드센 파도를 쏘아봅니다.

키를 꽉 틀어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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